58개띠 두명 환갑축하 황금열쇠를 받다
58개띠 두명 환갑축하 황금열쇠를 받다
  • 이두 기자
  • 승인 2018.11.25 0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0대 호남 외대 출신 모임 ‘붓다회’ 연례 행사… 37년 우정 ‘반짝반짝’
환갑 축하 황금열쇠를 선물받은 58개띠 김영남(왼쪽)씨와 김성태씨.

58개띠인 김영남(노무사)씨와 김성태(사업)씨가 올해 환갑을 맞아 친구들과 선배로부터 황금열쇠를 선물로 받았다. 이들은 입이 찢어졌으며 아내도 모르게 평생 간직하겠다며 37년간의 우정이 황금처럼 빛나 이 순간을 잊을 수 없다는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김영남 노무사는 꿈인지 생시인지를 확인하듯 황금열쇠를 입으로 깨물기도 했다. 이들이 받은 황금열쇠는 각각 7돈으로 시세로 치면 130여만원에 이른다.
 24일 저녁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의 한 집에 60대 남성 7명이 모였다. 이들은 연말 송년회겸 환갑을 맞은 친구 2명을 축하하기 위해 남양주에서 애견업을 하는 안태순씨의 집을 찾았다. 안씨의 아내가 정성껏 마련한 염소 고기로 몸보신 겸 저녁을 했다. 이후 황금열쇠 증정식이 열렸다. 54년생으로 가장 맏형인 유진우 씨(교수)가 후배들인 두 김씨에게 선물을 증정하며 환갑을 맞아 축하하고 건강하게 평생 같이 가자는 덕담을 건넸다. 요양원과 요양병원 실상, 대리운전사들의 생활상을 이야기하며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살아갈지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나눴다.
 이들은 석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만나는 ‘붓다회’ 회원들이다. 회원인 장진한(티브조선 근무)씨는 “붓다는 일어로 돼지라는 뜻이다”라며 “대학 시절 우리가 돼지처럼 붙어산다는 뜻에서 명칭을 정했다”고 말했다.
 유진우 교수를 빼놓고 나머지는 군대를 갖다온 예비역 신분으로 1982년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에 입학했고 고향도 모두 호남이어서 쉽게 친해졌다.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의견을 모으고 붓다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지금까지 37년간 진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서울 시내에서 만났으나 나이가 들면서 회원들의 집이나 산속의 식당에 만나 자연도 즐기고 인생을 논한다. 때로는 고스톱으로 상대방의 호주머니를 노릴 정도로 치열하다. 단체 카톡을 만들어 각종 음담패설을 나눌 정도로 거리낌없다. 여행이나 업무상 스트레스 등 일상사를 미주알고주알 단톡에 올린다. 그러면 회원들이 파이팅과 격려의 말을 쏟아내며 친구를 위로하며 우정이 더욱 깊어진다. 단 정치와 종교적인 대화는 자제한다. 서로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붓다회 회원들이 경기도 남양주시 안태순 회원 집에서 저녁을 즐기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환갑을 맞은 회원들에게 서로 황금 열쇠를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비용을 십시일반 모아 매년 연말에 이같은 나름대로 뜻깊은 행사를 갖고 있다. 제일 연장자인 유진우씨가 첫 번째 수혜자였으며 2016년 김삼열씨(부동산), 안태순(사업), 지난해는 장진한, 올해는 김영남(노무사), 김성태(사업)씨가 받았다. 내년에는 고향도 다르고 출신 학교도 달라 뒤늦게 합류한 깎두기(?)같은 친구가 황금열쇠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이들은 붓다회원에서 떨어져 나간 2명을 다시 찾으려 한다. 한 명은 연락이 두절됐고 다른 한 명은 어찌어찌한 이유로 소원해졌다. 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최고라며 서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봄이 되면 인근의 백봉산에 오르자는 약속을 하며 자정이 다 되어서 헤어졌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