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이지유신 150년” 들떠… 한국 “강화도조약 몰라요”(시리즈 4)
일본 “메이지유신 150년” 들떠… 한국 “강화도조약 몰라요”(시리즈 4)
  • 이두 기자
  • 승인 2017.07.1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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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시 곳곳에 축하 플래카드와 기념 행사… 정부·지자체 무관심속 140주년 지나가

 

내년 메이지유신 150주년을 알리는 일본 하기시 플래카드.

2018년은 메이지유신 탄생 150주년이다. 하기시 곳곳에는 150주년을 알리는 플래카드와 안내 문구가 눈에 띈다. 하기시가 속한 야마구치현은 일본 정부차워에서 기념 행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기시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심포지엄 퍼레이드 강연회 축제 기념잡지 발행 등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하기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별도로 기념사업코너가 있다. 지난해인 2016년은 강화도조약 140주년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물론 해당지자체인 인천시, 강화군은 어떤 행사나 기념식도 없이 지나갔다. 지역 주민이나 국민적 관심사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근대역사를 보는 한일 양국의 대표적인 시각이다. 강화도조약은 우리 근대 역사의 치명적 오점이라 기억조차 하기 싫은 것인가.

일본 메이지유신 탄생지인 하기시를 찾은 중학생들이 동상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이지유신 150년 국민적 관심사로
 일본은 오래전부터 메이지 유신을 비롯, 자신들의 근대화 업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해왔다. 2015년 일본은 메이지시대의 제철 철강 조선 석탄 산업과 관련있는 23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하기시에 있는 쇼카손주쿠(松下村塾) 등 5곳도 등재됐다. 야마구치현도 메이지유신 150주년을 준비중이다. 일본 문화예술계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연극으로 메이지 유신 영웅을 기르는 작품이 선보이고 있고, 각종 서적이 출간될 예정이다. 일본 NHK방송은 메이지유신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를 준비중이다.
 하기시의 요시다쇼인 기념관 입구에 들어서면 메이지유신탄생지라는 표지석이 서있다. 수학여행온 학생들이나 관광객들은 기념 촬영하기에 바쁘다. 기념관 입구에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축하한다는 글귀가 붙어있다. 하기시는 홈페이지에 별도 기념사업 코너를 만들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제안을 받기도 한다. 하기시를 빛낸 ‘조슈5걸’을 본따 세계에서 활약하는 청소년 육성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하기시는 돌아다녀보면 메이지 유신 탄생지외에 150주년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나부끼고 있다.
 하기시 박물관에서는 입장객들을 상대로 문화유산등재 축하를 위해 경품 뽑기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박물관에는 일본 근대화에 큰 업적을 세운 하기시 출신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무료로 인물들의 업적이 담긴 팜플렛을 나눠준다.

강화도조약이 맺어진 연무당.

◆인천과 강화도는 개항과 근대 자산 살려야
  2016년은 강화도 조약 140주년이었다. 정부는 물론이고 해당 지자체인 강화도와 인천시가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그냥 지나쳤다. 일반국민은 물론 인천시민들조차 지난해가 강화도조약 140년이라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했다.
 지난해 취재 당시 강화군 관계자는 예산 편성이 안돼 행사가 없다며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 2013년은 인천시에게 뜻깊은 해였다. 인천이란 이름이 탄생한지 정명600주년이 되는 해였고 개항한 지 13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인천시는 정명 행사에만 매달렸고 개항 130주년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당시 인천항을 관리하는 당시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개항 행사 개최를 인천시에 건의했다 묵살당했다고 했다.
 오늘날 인천이라는 도시는 개항이후 본격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인천 자유공원을 비롯해 차이나타운이 개항이후 만들어졌다. 우리 나라 최초의 호텔, 공원, 교회, 우체국 등 인천시가 자랑하는 인천최초 한국최초의 대부분이 근대에 만들어지고 탄생했다. 축구와 야구 등 근대 스포츠가 인천으로 통해 들어왔다. 이같은 역사적 사실은 부분적으로 알려질 뿐 실제 근대사의 중요성은 배제된 상태다. 중구청이 시행하는 개항장 관련 각종 근대 프로그램도 자투리식이며 유적지 알리기에 편중되어 있다.

한일관계를 제대로 알기 위해 근대사 교육이 절실하다. 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차이나타운을 찾은 동산중학생들.

◆근대사 교육 더 강화해야
 강화도에서 근대 유적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강화도 조약의 진행과정이 구체적 내용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강화도조약의 장소였던 연무당 표지석조차 대로변에 있지만 관심을 갖지 않으면 찾기조차 쉽지 않다.
 역사전문가들은 강화를 명실공히 한국 근대역사의 산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역사의 실패가 보여주는 교훈을 결코 잊지 않아야 다시는 일제 강제병합같은 치욕을 겪지 않는다고 했다.
 인천의 한 고교교사는 근대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는 일본을 미워만 했지, 그들이 강화도조약부터 임오군란 갑신정변 청일전쟁 갑오경장 러일전쟁 한일강제병합 등 굵직한 근대 역사에 실제로 어떻게 조선을 대했는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냉철하게 자세히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강화도조약 당시를 보여주는 기념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때 이미 일본은 무력 시위를 벌여 조선이 끌려갈 수 밖에 없어 불평등 조약이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근대유적이 몰려있는 인천시 중구는 개항장 거리를 운영하고 있다. 차이나타운 일대와 일본인마을 거리, 자유공원 일대를 만들어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역사의 교훈이 빠져있다.
 인천역사 관계자들은 “일본 하기시에 메이지유신 기념관이 있듯이 근대 역사의 문을 연 인천에 반드시 근대역사관이 있어야 한다”고 입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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