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장에 삿갓쓰고 방랑 삼천리/ 흰구름 뜬 고개넘어 가는 객이 누구냐 /열두대문 문간방에 걸식을 하며/ 술 한잔에 시 한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세상이 싫던가요 벼슬도 버리고/기다리는 사람없는 이 거리 저 마을로/손을 젓는 집집마다 소문을 놓고/ 푸대접에 껄껄대며 떠나가는 김삿갓
바람에 지치었나 사랑에 지치었나/괴나리 봇짐지고 가는 곳이 어디냐/팔도강산 타향살이 몇몇해던가 /석양지는 산마루에 잠을 자는 김삿갓
1955년 당시 23세였던 전오승이 작곡하고 명국환이 부른 노래 '방랑시인 김삿갓'이다. 전쟁에 지치고 고향을 떠나온 실향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던 인기곡이었다. 추억의 노래인 ‘방랑시인 김삿갓’과 ‘전우가 남긴 한 마디’ 등 유명 노래를 작곡한 전오승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전씨는 ‘아리조나 카우보이’ ‘과거를 묻지 마세요’ ‘밤의 탱고’ ‘인도의 향불’ 등 노년들에게 친숙한 노래를 많이 작곡한 유명인이었다. 박경원이 부른 ‘이별의 인천항’도 작곡했다.
1923년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나 월남한 뒤 정동방송국(HLKA)의 경음악 전속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1978년 ‘전우가 남긴 한마디’를 작곡한 뒤 1979년 미국으로 이민갔다. 유명가수였던 나애심(본명 전봉선)씨가 전씨의 여동생이다.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어린 옥희 역을 맡았던 전영선씨는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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