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층 고층 아파트 들어서 올해 입주 예정
얼마전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에 위치했던 옐로우하우스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집장촌(성매매 집결지)였다. 지금의 수인선 숭의역 바로 옆이다. 1960년대부터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 360번지 일대에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옐로우하우스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옐로우하우스 자리엔 40층 규모 750여세대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이르면 2022년 올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옐로우하우스는 인천 개항 후인 1902년 인천에 있던 17개 요릿집이 800엔씩을 출자하여 인천시 중구 신흥동 신흥 시장 입구에 ‘부도루(敷島樓)’라는 유곽을 개업한 데 기원을 두고 있다. 이 지역은 일제강점기에 부도정(敷島町)으로 불리다가 광복 후 선화동으로 행정 지명이 바뀌었다.
박정희 정부는 1962년 사회정화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윤락가 정비에 나선다. 이에따라 일정강점기 때부터 중구 신흥동(옛 선화동)에 있던 윤락가가 철퇴를 맞는다. 신흥동은 일제강점기때부터 형성된 유곽 지역으로 대표적인 사창가였다. 신흥동 외지였던 남구 숭의1동 지금의 옐로우하우스 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업주들은 숭의1동으로 옮긴 뒤 건물을 짓고 미군부대에서 페인트를 얻어 벽을 색칠했다. 페인트 색이 노랗다보니 집창촌 전체가 노랗게 되었다. 1960년대 조성 당시 10개의 여관으로 출발했다.
1950년대와 1960년대 숭의동과 용현동 학익동 일대는 미군부대가 많았다. 1970년대초까지 인천항에는 미군 항만사령부가 있어 도크 시설을 관리했다. 미군 병사들의 입을 통해 ‘옐로우하우스’라는 별칭이 생겨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옐로우 하우스 내 업소마다 1호에서 33호까지 번호를 붙여 구분을 하였으며 그 중 4호, 14호, 24호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옐로우 하우스는 종사자들이 사용하는 단칸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옐로우 하우스 종사자들이 단칸방을 무료로 임차한 뒤 업주와 ‘영업 수입’의 50%를 나눠 갖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1990년때까지 옐로우하우스는 호황이었다. 특히 인천항과 가까워 선원들이 많이 찾았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일본인들이 많이 몰려오자 이 곳 아가씨들이 한복차림으로 서비스에 나섰고 일본인 현지처 노릇까지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2008년까지 옐로우하우스에는 업체 25개, 종사자 120여 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8년 옐로우하우스 일대가 도시 환경 정비 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10년 사업 시행 인가를 거쳐 숭의 1구역 도시 환경 정비 사업이 시작됐다. 정비 사업 추진이 지연되자 미추홀구청은 2016년 집결지 업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업주 스스로 외부에서 업소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유리에 틴팅 필름을 붙이는 한편 호객 행위를 자제하겠다는 의사를 받기도 하였다. 2018년까지 영업이 이뤄졌다.
인천에 옐로우하우스 못지않게 유명한 집창촌이 한 곳 더 있었다. 인하대 인근의 학익동(일명‘끽동’) 사창가였다. 1960년대부터 인천광역시 남구 학익동 414번지 일대에는 성매매 업소들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이 곳도 6·25 전쟁 시기 인근에 외국 군인이 주둔하면서 집창촌이 형성되었고, 외국 군인들의 철수 이후에도 업소들이 남아 1960년대 이후 내국인을 상대로 성매매 영업을 했다.
학익동 집창촌은 1970년대와 1980년대는 호황이었다. 옐로우하우스와 달리 국내 젊은이들이 많이 찾았다. 한창때는 업소만도 50곳이 넘었으며 종사 여성은 300여 명에 달하였다. 2000년대 들어 학익동 일대가 개발되고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으로 학익동 집창촌은 쇠퇴하기 시작한다. 또 인천 구월동과 간석동 일대가 개발돼 유흥업소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이 곳을 찾는 사람도 줄어들었다.
2004년 인천시 남구 의회에서 ‘학익동 특정 지역 폐쇄안’이 통과되고, 같은 해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학익동 집창촌은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2005년부터 학익동 집창촌 업소 건물에 대한 철거가 시작되어 시유지에 위치했던 업소가 철거되었지만, 사유지에 위치했던 일부 업소는 인천광역시의 집창촌 폐쇄와 도시 개발 방침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영업을 하기도 하였다.
현재 학익동 집창촌 지역은 완전히 철거돼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새롭게 도시 개발이 이루어져 5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과 공원, 도로 등이 조성돼 있다. 인천에 공식적인 성매매 집결지는 없다.
옐로우하우스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성매매 종사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 조례도 사라졌다. 미추홀구는 조례를 토대로 2018년부터 옐로하우스 종사자 15명에게 모두 2억4570만원을 지원했다. 미추홀구의회는 올해초 조례정비특별위원회에서 성매매 종사자 등의 자활 지원 조례를 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