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4

에이지즘(ageism)

2022-09-19     김욕년

에이지즘이란 노인 차별을 의미하는 말로 나이든 사람을 한낮 쓸모없고 거치적거리는 존재로 여기며 기피하는 현상이다.

누가?

당연히 젊은 사람들이 보는 노인에 대한 시선이다.

갱년기를 호되게 겪으며 아 드디어 노년에 입문하는건가? 씁쓸한 마음을 달래려 *노년의 역사라는 책을 읽다가 책을 바닥에 패대기쳤다.

사회복지가 잘 되어있는 유럽에서는 근대까지 노인에 대한 혐오 사상이 만연했다.

할머니는 마귀할멈,할아버지는 밥이나 축내는 송장정도로 에이지즘이 깔려있었다고 하니 위로는 커녕 부글거리는 속을 주체할 수 없었다.

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하루에 빵 한덩이도 구하기 힘들었던 유럽 평민들의 삶의 고단함이 서글프게 가슴을 후려친다.

에이지즘!

노인을 대하는 젊은이들의 반응은 두가지이다.
어리버리한 늙은이를 알아서 착착 챙겨주든지,
아니면 말 안통하는 노인네라 짜증난다는 느낌을 온전히 드러내며 피하거나 공격적인 적의를 드러내든지.
맞다.
나도 한 때 그들과 같은 젊은시절이 있었다.
나이먹으면 관대해질법도한데, 몸은 초라하나 깊은 지혜가 있을법도한데 그렇지못한 어른들을 보며 난 절대로 저런 노인이 안될꺼야! 라며 다짐을 했다.
막상 노년으로 접어드니 몸과 마음, 지력등이 점점 나빠지니 곱게 늙고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이만큼의 세월을 살고 깨달은 것을 어찌 젊은이들에게 이해를 바라겠는가?
그러다가 싹싹한 젊은이들을 보면 뉘집 자식인지 참 잘 키웠구먼.
지 부모생각에 내게 귀한 친절을 베푸는구먼.
하며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나는 어떤 노친네고 내 자식들은 어떤 축에 속할까?

에이지즘의 책임을 젊은이에게만 넘긴다면 그야말로 스스로 노인임을 인정하는 꼴이 아닌가?

존경심이 자발적 발로인 것을 생각해 볼 때 더 많이 포용하고 참아야하는 것이 우리 노년의 무거운 책임이고 항상 깨어 부단히 노력해야하는 숙제같다.

나는 다시 책을 집어 끝까지 읽었다.

이 세상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러나 그러나 *어른을 위한 나라는 있다.

그리고 부디 젊은이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주길 소망한다.